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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쿠리의 명인, 타나카 히사시게田中久重
카라쿠리의 명인, 타나카 히사시게田中久重 미중 무역전쟁은 과거 1980년대 미일 무역분쟁과 비슷한 면이 있다. 1985년 플라자 합의가 이뤄졌지만 한동안 미국제조업의 근간을 무너뜨린다고 해서 일본산 제품 때리기는 한동안 계속됐다. 토시바의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해머로 부수는 일도 있었다. 도시바가 타깃이 된 결정적인 이유는 소련에 공작기계를 몰래 팔았기 때문이다. 미국과 심해에서 각축전을 벌이던 소련의 잠수함이 갑자기 소음이 줄어 탐지가 어려워졌는데 알고 보니 도시바가 수출한 공작기계로 저소음 스크루를 만들었던 것이었다. 5G기술이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해서 미국이 화웨이를 대표적 타격대상으로 삼은 것과 과거 도시바의 사례는 비슷하다. 트랜지스터 라디오 같은 전자부문뿐만 아니라 공작기계로도 정평이 ..
2020.11.03 -
일본국민음료 첫 사랑의 맛(初恋の味) 칼피스(カルピス)이야기
칼피스 カルピス Calpis 일본에 여행을 가게 되면 가장 흔하게 접하는 음료가 있다. 영문표기로는 ‘CALPIS’ 일본어로는 카타카나로 カルピス로 돼 있는 유산균 음료다. 사람에 따라 ‘밀키스’나 ‘암바사’와 비슷한 맛이라고 느끼는 이도 있고 요구르트 희석한 것 같다고 하는 이도 있다. 너무나도 유명해 일본의 국민음료라고도 하는데 처음 등장한 시기가 우리나라에서 3.1 독립운동이 일어났던 1919년이다. 칼피스의 창시자는 1878년 일본 오사카부 미노시(箕面市)에 있는 쿄가쿠지(教学寺)에서 승려의 아들로 태어난 미시마 카이운(三島海雲)이란 사람이다, 그는 니시혼간지 분가꾸료(西本願寺文学寮)에서 수학한 뒤 불교대학(현재의 龍谷大学)에 편입하자마자 1902년에 곧바로 중국으로 건너간다. 당시 중국대륙은 낭..
2020.11.02 -
빗속의 아라시야마(雨中嵐山) 저우언라이의 추억이 깃든 도시
한국인도 즐겨 찾는 일본의 관광지 쿄토 서북부의 아라시야마(嵐山) 카메야먀공원에는 빗속의 아라시야마(雨中嵐山)라는 시비가 있다. 중국의 총리를 지냈던 저우언라이가 일본유학생활을 마치고 1919년 4월에 귀국하기 전 쿄토를 유람하면서 남긴시다. 雨中二次遊嵐山 両岸蒼松,夾着幾株桜。到尽処突見一山高, 流出泉水緑如許,繞石照人。 瀟瀟雨,霧濛濃; 一線陽光穿雲出,愈見姣妍。 人間的万象真理,愈求愈模糊; 模糊中偶然見着一点光明, 真愈覚姣 빗속에 두 번째로 아라시야마를 노닐다. 강둑의 양쪽으로 푸른 소나무 그 사이를 비집고 있는 몇 그루의 사쿠라 길이 끝나는가 싶더니 산이 높이 솟아 있네, 흐르는 샘물은 푸르름이 넘치고 돌 사이를 굽이치며 사람을 비추네 부슬 부슬 내리는 비에 안개가 자욱하고, 한줄기 햇빛이 구름을 뚫고 나와 ..
2020.11.02 -
이마무라 히토시(今村 均いまむら ひとし) 맥아더가 인정한 무사도
GHQ 사령관 더글라스 맥아더 “나는 이마무라 장군이 전범이 된 옛 부하들과 같이 복역할 수 있어 마누스 섬으로 가기를 희망한다는 얘기를 듣고, 일본에 온 후 처음으로 진정한 무사도를 접했다고 생각했다. 나는 곧바로 허가하라고 명령했다.” 1942년 2월 일본은 자원획득을 위해 인도네시아를 침공했다. 네덜란드의 압정에 시달렸던 인도네시아인들은 일본군을 해방군으로 여겨 환영했으나 이내 실망했다. 점령지를 무력으로 복종시키려는 무단통치를 실시한 것이었다. 그런데 무단통치에 반대해 유화책을 쓰고 현지인들과 우호관계를 맺은 일본육군장성이 있었다. 바로 제 2차 세계 대전당시 일본군 최고의 덕장이라 불리는 이마무라 히토시(今村 均)다. 그는 네덜란드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벌이던 수카르노를 석방했다. “일본군에 협력..
2020.11.02 -
마쯔시타 미쯔히로(松下光廣)의 다이남공사(大南公司), 그리고 베트남의 황태자
마쯔시타 미쯔히로 松下光廣 중국에 이은 대체 시장으로 베트남 열기가 한국에서도 뜨겁다. 베트남은 일본도 상당히 눈독을 들이고 있다. 고속철과 원자력발전소, 그리고 벚꽃 수천그루까지 심을 하노이의 최첨단 과학단지에 일본에 참여하고 베트남의 위성발사계획에도 NEC와 미쯔비시가 기술 제공을 한다고 한다. 베트남에 대한 일본의 연고는 상당히 깊다. 그 연원은 적어도 메이지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외로 나간 이들은 아마쿠사와 시마바라 출신이 많았다. 어촌인 아마쿠사는 기독교인이 유독 많아 기근이 발생하면 식구를 줄이기 위해 어린아이를 죽이는 동북지방과는 달리 마비키(間引き 원뜻은 작물 재배의 솎아내기)관행이 적어 인구가 급격히 늘었고 상당수가 탈출구인 해외로 나갔다. 해외 성매매 여성 1세대인 카라유키상도..
2020.10.31 -
노기마레스케(乃木希典), 군신(軍神)인가 우장(愚将)인가?
노기마레스케(乃木希典) 1912년 9월 13일 메이지천황(明治天皇)의 장례식 날 노기마레스케(乃木希典)대장(大將) 부부도 따라서 목숨을 끊었다. 소설가 나쯔메소세키(夏目漱石)는 코코로(こころ)에서 “메이지의 정신은 메이지 천황과 함께 끝났다고 등장인물을 빌어 말하고 있는데, 메이지 천황에게 충성을 다했던 노기의 죽음은 메이지 시대의 종언을 확인시킨 또 다른 마침표였다. 일로(日露)전쟁 직후 메이지천황을 알현하면서 그는 “자결함으로서 폐하의 장병들에게 많은 사상자를 낸 죄를 갚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이지는 “괴로운 심경은 이해되지만 짐이 세상을 떠난 뒤 그리하시오”라면서 만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기마레스케는 국력이 몇 배나 강한 러시아를 패퇴시켰지만 개선장군이 아닌 패장의 모습이었다. 노기..
2020.10.31